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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한 세대 뒤 한국’ 8대 과제
화성~지구심해 실시간 통신 교류
뇌·기기 연결해 기억 저장하고
몸속 초미니 로봇이 질병 감지

#쌍둥이 남매가 화제다. 올해 26세가 된 2020년생 지윤·도윤(가명)씨는 각각 우주와 심해를 탐험하고 있다. 지윤씨는 화성의 우주 탐사로봇에서, 도윤씨는 심해 1만m 아래까지 잠수하는 심해유인잠수정에서 차세대 통신기술을 통해 서로 교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남매는 어릴 때부터 세계 각국의 극지(極地) 프로젝트를 보고 자랐다. 이들 세대에서는 장래희망 1위가 우주인으로 나오기도 했다.

#올해 94세를 맞은 수영(가명)씨는 얼마 전 닳고 닳아 오래된 치아 대신 새로운 치아를 얻었다. 재생 줄기세포를 통해 젊은 시절의 건강한 치아가 복원됐기 때문이다. 최근엔 치아뿐 아니라 피부·뼈·간·심장 등도 인공적으로 만들어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가능해졌다. 얼마 전에는 노화된 세포의 나이를 신생아 수준으로 되돌리는 기술까지 개발됐다.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황당한 ‘공상과학’ 얘기 같지만 아니다. 위 시나리오는 정부가 광복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45년을 시점으로 예측한 과학기술의 미래 모습 중 일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를 통해 이런 내용이 포함된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를 발표했다.파워볼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미래전략 2045에는 ‘8대 도전과제’가 있다. 전 지구적 위기로 꼽히는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와 탄소 포집·저장·자원화로 온난화 속도를 늦춘다는 목표에 도전한다. 인공강우를 만들거나 태풍의 진로를 변경하는 등의 기상조절 기술을 개발하고 기상기후에 대한 ‘초정밀도 예측모델’도 개발한다. 노후화 원전을 해체하고 방사능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원자력 기술 등을 통해 안전하게 원자력을 활용한다. 궁극적으로는 핵융합 발전 실현을 목표로 한다. 폐기물 선별·자원화·에너지화 기술을 통해 ‘버리는 폐기물’에서 ‘새로운 자원인 폐기물’로 관점을 전환한다. 미세플라스틱 친환경 처리 및 플라스틱 대체신소재 개발을 통해 제로 플라스틱 사회를 구현한다.파워볼실시간

의료 분야에서는 난치병과 뇌 질환을 극복하는 게 주요 과제다. 목표대로 된다면, 원하는 대로 유전자를 고쳐 쓰거나 줄기세포 치료 등을 통해 암, 유전 질환 등 난치병을 극복할 수도 있다. 초소형 로봇으로 몸속의 생체 변화를 감지해 질병을 예방하는 등 예방의료도 강화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뇌의 통합적 작동원리를 규명해 기억 영상화·저장·대체까지 가능해진다.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동 수단의 패러다임도 완전히 변화된다. 유인 왕복우주비행기가 나온다면 서울~뉴욕을 2시간 내에 주파할 수 있다. 또한 국내외 도시를 단시간 내에 연결하는 하이퍼루프(진공튜브열차)를 통해 새로운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장기적으로는 극한환경 생존기술, 우주·해저도시 건설, 우주생산 및 농업 기술 등을 통해 미지의 영역까지 공간을 확장시켜 나간다.

임요업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은 “이번 전략은 특정 기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도전 과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전략 작업은 지난해 4월 출범한 ‘2045 미래전략위원회’와 2개 실무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정칠희 삼성전자 고문이 위원회를 이끌었다. 위원회 외에도 자문 전문가 그룹 등 사회 각계 분야에서 총 144명이 참여했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정부 차원의 과학기술 미래전략이 장밋빛 그림 그리기가 아닌 실질적 효용성을 가지려면 정권을 넘어서도 이어지는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난제와 과학기술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전략이 수정·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권유진 기자 joonho@joongang.co.kr

[김윤경의 촉(燭)]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인터뷰
“다양한 공급정책 돼야..짝퉁 도시론 지방균형발전 요원”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늘리겠다고만 하는 것은 프라이버시 보장, 집에 대한 소유욕 등을 갖고 있는 인간의 기본 속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는, 상상력 부족한 정책입니다. 임대와 소유를 50대 50으로 놓고 봐야 하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소유자를 늘리는 정책을 써야 합니다. 진짜 집을 살 생각이 없고 집을 사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에겐 임대를 해줘야 하겠지만 정부와 대자본만 지주(地主)가 되는 건 건강한 사회가 아닙니다.”동행복권파워볼

◇전전긍긍하며 집값 감시 말고 정책에 상상력을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유현준건축사무소 대표 건축사)는 생각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신랄했다. 도시나 주거의 문화적 특성과 역사적인 맥락을 미디어를 통해 친절하고 재미있게 풀어주는 모습만 주로 봐 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살기 좋은 주거 문화’ ‘집 다운 집’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정부의 주택 정책이나 사회 통념에 대한 비판은 날카로웠다. 집을 사고 소유하려는 건강한 의도나 욕구까지를 투기와 함께 뭉뚱그려 ‘나쁘다’라고 인식할 때엔 절대로 현실적인 대안은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전긍긍하며 집값을 감시하는 것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이 정책에 스며들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대한 편견도 경계했다. “오래된 건물은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맹목적인 노스탤지어는 버려야 제대로 된 도시 재생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관성과 편견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로소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라면서 과거보다 미래를 보는 인식 전환이 민간이나 정부 모두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현준 교수와의 일문일답.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아무래도 현안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견해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린벨트를 풀자고 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고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늘리겠다고 한다. 그린벨트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 우리나라가 1960,70년대부터 시작해서 펼쳐 온 국토개발정책이란 것이 항상 그렇게 “농지를 택지로 만들어서 사람을 살게 하면 해결된다”는 식이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결과가 대한민국 인구의 91%가 다 도시에 살게 된 것이다. 이런 곳은 홍콩과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 국가 외에 대한민국 밖에 없다. 그린벨트를 택지로 만들면 안 된다. 지금 있는 택지를 더 제대로 개발을 해야 된다. 서울의 외곽지역 같은 곳을 운전을 하고 지나가다 보면 정말 다시 지어져야 할 곳들,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들이 많다. 상가 1층은 다 문을 닫고 앞으로도 더 나아질 기운도 안 보이고 이런 곳. 그런 지역은 재건축이라고 해봤자 다세대 주택을 지은 정도밖에 없다. 이게 우리의 1980, 90년대 재건축이었다. 그걸 2020년엔 제대로 된 재건축을 해야하지 않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같은 곳들이 관성적으로 써 왔던 해법이란 걸 버려야 한다. 중학교 때는 인수분해만으로도 웬만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러나 미적분학을 풀어야 할 때가 됐는데 아직도 인수분해로 문제를 풀려고 해선 안 된다.

-그러나 규제로 막혀있는 부분도 많지 않은가.

▶ 필지 디자인이 원래부터 잘못돼 있는 곳들이 많다. 미국 집들 보면 필지를 좁고 길데 만들어서 앞쪽으론 창문을 내고 뒷쪽으로는 후정(後庭)을 만들어 활용하곤 한다. 집과 집 사이도 딱 붙어 있어 합벽이 돼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쓸모없이 내버려진 땅들이 너무 많다. 진짜 아깝다. 이런 땅들 필지 디자인만 제대로 해서 재건축을 한다면 도시가 훨씬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또 우리가 엄청나게 못 살던 시대를 지나 1970년대 들어 아파트란 건축을 택했지만 그 다음의 롤모델이 될 만한 주거 시설을 만든 적이 없다. 2020년엔 이런 걸 고민해야 한다. 만약 많은 분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그린벨트 지역에 비닐하우스나 무허가 집들만 가득하다고 하다면 그린벨트 땅의 5~10%만 밀도를 높여 개발을 해 경제적인 이익을 거두게 하고 나머지 90~95%는 그린벨트로 유지하면 어떨까. 이 시대에 맞게 땅을 바꾸는 방법을 택해야 하지 않을까.

-일본의 경우엔 그린벨트를 아예 못 만들었다고도 하는데.

▶ 우리나라처럼 강력하고 독재에 가까운 정부가 없었으니까(웃음). 그리고 일본의 경우엔 목조건축이고 지진이 많아 2층 이상의 집을 잘 못 짓다 보니까 옆으로 점점 확장되는 식의 부동산 개발이 이뤄졌다. 그리고 철도회사들과 부동산 개발업이 한 짝(pair)을 이뤄 움직인 것도 그린벨트 정책과는 맞지 않는 환경을 만들었다. 땅을 사서 철도회사가 철도를 뚫으면 그 곳 땅값이 올라간다. 그걸 통해서 이익을 취하고 또 그런 식으로 철도를 확장하고 도시를 확장하는 정책을 썼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그린벨트라기 보다는 그린핑거(Green Finger: 주거구역인 건물들이 모여 있고 손가락 모양처럼 주거 구역 사이로 녹지가 관통하는 형태. 핀란드 헬싱키 인근에 실험적 생태주거단지 에코 비키가 자연보존 모토로 주거복합도시를 만들면서 이렇게 디자인했다)를 했었어야 했다. 철도가 방사상(放射狀· 한가운데 점에서 사방으로 바퀴살처럼 뻗어 나간 모양)으로 뻗어나가면 그 사이사이에 녹지를 조성할 수 있지 않은가.

-인간이 너무 많은 개발을 했다.

▶ 맞다. 녹지를 회복해야만 한다. 과거 50년 정도의 패러다임이 계속해서 ‘개발’ 중심이었다면 향후 50년은 개발과 동시에 ‘회복’을 하는 패러다임을 택해야 한다. 미국의 디트로이트 같은 경우 자동차 산업이 쇠퇴하면서 빈 집들이 속출했다. 그 때 나왔던 시민운동 중에 그렇게 버려진 집을 형광색으로 페인트칠을 했던 게 있다. 다른 용도로 다시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빨리 철거하라”는 뜻에서 그랬다. 그리고 이 건물을 다 부수고 나서 그 곳에서 농사를 짓는 일도 시민운동 차원에서 벌어졌다. 택지로 대부분 도시화돼 있던 곳을 농지로 다시 바꾸는 일을 했다. 우리나라도 국토개발이나 국토균형발전 이런 걸 약간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는 시점에 왔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혹시 아파트에 거주하시나.

▶ 아파트에 산다. 새 아파트는 비싸서 못 들어가고 옛날 아파트에서 세를 사는데 여긴 나무가 울창하다. 그리고 제가 어려서 살았던 곳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같은 놀이터와 같은 문구점을 다니게 하고 싶어서 들어갔다. 저와 아이들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문구점 아주머니도 여전히 같은 분이시다. 요즘 주택에 사는 건 부의 상징이다.

◇주택 3000채 있어야 1~2인 가구까지 충족, 전국 주택은 1750만채 -그런 주택을 몇 채씩들 갖고도 있다. 그런데 주택은 꼭 소유해야 하나.

▶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택을 일부 소수가 여러 채를 갖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집이 없다고 하는 건 한 쪽에서의 생각이다. 그리고 주택의 세대수 공급을 안 늘렸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 주택의 수요는 인구수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 수가 결정하는 거다. 우리나라는 인구주택 정책이 여전히 4인가구 중심으로 돼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1인가구, 2인가구가 늘고 있고 이들이 전체의 60%에 육박하고 있다. 4인가구 기준으로 집을 분배한다면 전국 기준으로 약 1250만채가 필요할 거다. 그런데 1인가구가 이 중 30%라면 1인가구를 위한 주택만 1500만채가 필요해진다. 1~2인가구 모두를 위해서라면 3000만채가 필요한 거다. 지금 우리나라 전국의 주택은 약 1750만채 정도 된다. 당연히 이걸로는 1~2인가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는 쉐어링하우스(개인 공간인 방을 가지면서 거실이나 부엌 같은 공동공간을 함께 하는 형태로 사는 것), 원룸들 같은, 낮은 수준의 1인 가구 주택들을 양산해 보급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쉐어링하우스는 해결책이 아니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대 수를 늘려서 적당히 자신의 프라이버시도 보호할 수 있는 집(주택)을 대량으로 공급을 해야지.

-지금 우리의 주거 정책이 잘못됐다고 보는 건가

▶ 잘못된 게 많다. 사람을 딱 둘로 나눠서 봐서 그렇다. 집을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그걸 세 부류로 나눠서 봐야 한다. 집을 가진 자와 앞으로도 안 가지려는 자, 그리고 자신의 집을 갖고 싶어하는 자. 정책은 이 마지막 사람들(집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한다.

-그런데 청년 세대는 부모에게서 물려받거나 하지 않았으면 높은 집값 때문에 집을 못 사게 되는 경우도 많은 시절이다.

▶ 그건 금융 시스템으로 보완을 해줘야 한다. 청년들이 담보가 어딨으며 신용이 어디 있나. 그런데 1970년대 모델 하우스만 보고 집을 계약했던 사람들도 대개 담보도 신용도 없었다. 그런데 아파트 당첨되면서 그냥 개인신용이 생긴 거다. 잘은 모르지만 그와 비슷한 신용을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핀테크 시대의 대출은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라든가 SNS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한다고도 하는데 그런 걸 활용해 돈을 빌려주고 집 소유자를 늘리는 것이 사회 공동체적으로도 건전해지는 것이다. 공공임대만으론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건 과거 ‘프루이트 아이고'(Pruiit-igoe public housing project)의 실패에서도 엿볼 수 있다(참고: 미국 세인트루이스주는 연방정부 지원을 받아 저소득 슬럼 지구를 밀어버리고 1950년대 대규모 공공아파트단지를 지었는데 대세는 도시 교외로의 이동이었고 결국 머물던 사람들은 빠져나가기 시작해 이 곳은 재슬럼화가 된다. 결국 1972년부터 1976년까지 33동 모든 건물을 폭파, 해체하게 된다). 강남 아파트도 이런 식으로 대규모로 설계, 건축됐지만 부의 상징이 되었다. 사는 사람들의 프라이드가, 애착이 달랐기 때문이다. 반면 임대주택인 프루이트 아이고에 살던 사람들은 “돈만 벌면 이 곳을 떠나야지”하는 집단이었다. 이웃을 존중(respect) 않는 공동체는 만들어질 수가 없다.

프루이트 아이고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고 33동의 공공임대 아파트는 폭파, 해체됐다.(출처=위키피디아)
프루이트 아이고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고 33동의 공공임대 아파트는 폭파, 해체됐다.(출처=위키피디아)

-하지만 정부는 계속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하지 않는가.

▶ 다소 위험한 정책일 수 있다. 제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회장님’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지자체 예산)은 엄청나게 많고 이 돈은 5년동안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재선이 중요하고. 그래서 주택 정책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면서 자신은 덕망높은 지주, 즉 ‘홍길동’이 되는거고 지자체 주민들은 자신을 좋아해주는 ‘팔로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질 수 있다. 부(富)는 정부든 어디든 많이 몰아서 갖고 있으면 위험하다.

◇ 공공임대 늘리더라도 소유정책과 50대50 균형 맞추길

-소셜믹스(Social Mix)에 대한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앞의 답변에서 답이 다 나온 듯하다.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이를 섞자는 걸 주장할 게 아니라 사람들이 더 많이 집을 소유할 수 있게 하자고는 건가.

▶ 사람들이 더 많이 집을 소유하게 하고 서서히 더 소유자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것을 공급해야 한다. 원룸이래도 최소 15평 정도 규모는 되고, 발코니가 3평 정도는 되는 그런 집들을 대량으로 공급할 도시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 법륜스님이 말씀하시길 기본적 욕구는 충족되어야 하고 더 잘 살고 싶어하는 욕구로서의 욕망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성취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집에 살고 싶다” “내 집에 살고 싶다” 이런 건 욕망이다. 탐욕이 아니라. 진보든 보수든 (정권을 잡으면) 자신들이 직접 쓸 수 있는 세금의 양을 늘려나가려 하는데(공공임대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 그건 정치가들의 권력만 키우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공 건축물들도 ‘콘트리트 지지층’을 잡기 위해 왜, 어디에 필요한지를 생각하기보다 표를 생각해서 부지를 선정하고 짓는 경우가 많다.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더라도 동시에 소유 정책과 50대50으로 써야 한다고 본다. 공격적으로 소유자를 늘려나가는 쪽으로 정책을 좀 펼쳐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아직 인간,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집을 사서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나쁘다’고 얘기해 놓고서 ‘집을 사지 말고 나눠 쓰면서 좋게 좋게 살자’고 하는 건 정말 (결코 이길 수 없는) 자연과 싸우는 것과도 같다.

-주거의 양극화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나

▶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본다. 정부가 획기적인 정책을 펴지 않는다면. 정부가 소셜믹스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섞기보다 오히려 세대 수를 더 늘려야 한다. (개발 시) 세대 수를 늘리는 쪽으로 용적률 높이고, ‘세대 수 더 늘려 개발하면 인센티브를 더 줄게’, 이런 식으로. 그리고 진정한 소셜믹스는 그라운드 레벨, 즉 1층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원을 다 개방하고 도서관도 짓고 체육관도 짓고, 사람들이 익명성의 상태에서 그걸 이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식으로 말이다. 옆집에, 같은 층에 임대주택 섞으면 모를까? 다 귀신같이 알아낼 거다. 지금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도 누가 전세고 누가 월세인지 다들 알고 있는데.

◇ 서울과 똑 같은 행정수도라면 누가 거기 가서 살겠나 -행정수도 이전(완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 서울의 집값이 너무 높으니 좀 옮겨서 서울의 집값을 잡자, 하는데 만약에 서울이 뉴욕이라고 하고 세종이 샌프란시스코쯤으로 완전히 다른 도시로 개발되었다고 하자. 그러면 “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집에 살고 싶어”라고 옮기는 사람들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과 유사한 ‘짝퉁 도시’를 만들어 놓고선 절대로 서울을 대체할 수 없다. 계속 짝퉁으로 지방도시를 찍듯이 만들어 가면 공공기관 이전하고 국회를 옮긴다고 해도 절대 지방균형발전 같은 목적을 이룰 수 없다. 그리고 오리지널(원본·서울을 의미)의 가치만 높아질 것이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서 서울을 사랑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서울의 정체성은 뭘까. 너무 난개발돼 있지 않나.

▶ 서울의 그 ‘정신없음’이 정체성인 것 같다. 서울은 또 시간적으로 압축된 도시라고 생각하고 그것도 묘미라 본다. 전 세계 어느 도시를 봐도 인구밀도를 봐서 이렇게까지 단기간에 높아진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러니까 이 안에는 강남도 있고 강북도 있고, 뒷골목도 있고 새로운 주상복합도 있고 이층 양옥집이 정보기술(IT) 회사 건물로도 쓰이고 하는 다양성이 있다.

어떤 면에선 일종의 노스탤지어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 “오래된 건물은 항상 옳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을지로를 예로 든다면 보존 가치가 있는 건 오래된 건물 자체가 아니라 전체 분위기를 환기하는 ‘골목길의 모양’이다. 실제로 보스턴에선 골목길의 모양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골목길의 모양을 보존한 상태에서 고밀화 개발을 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크게 만들고 지상은 보행친화적으로 만들고. 그러면 시장성도 살리고 옛날의 흔적도 보존할 수 있다. 어떤 것이든 남기는 것이 옳은 게 아니라 뭘 남기느냐, 그리고 잘 남기느냐가 관건이다.

-젊은 세대에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상상력을 키워줘야 하는데, 감옥과 같은 디자인의 학교(유현준 교수가 저서에서 지적)에서 그것이 가능할까.

▶ 코로나 사태가 기회라고 본다. 관성에 의해 안 바뀌려는 사람(단체)에게 가장 효과적인 것은 기후변화와 전염병이다. 역사를 보면 그렇다. 그런 큰 흔들림이 없으면 세상은 안 바뀐다. 대한민국 지난 몇십년 동안 어느 누가 이렇게 미래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나. 그게 나는 고무적이라고 본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감옥같은 학교, 실내 공간에 갇혀 지내는 것, 맥도날드 수준의 간식. 진짜 바꿔야 할 걸 못 바꾸고 있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 건 사이드 잡이고 메인 잡은 아무래도 건축(설계)을 통해 나의 이런 주장들이 공간으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롤모델이랄까 프로토타입 같은 걸 제시를 해야지. 말만 하려면 정치를 해야지(웃음).

s914@news1.kr

항공-무역-외식업계 이미 인력 감축.. 무급휴가 권고-매장영업 중단도
재계 “하반기 경영전략 마련 고심”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살아날 것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다시 맞춰놨었다. 지금은 이마저도 다시 흔들어야 한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26일 국내 4대 그룹 고위 임원은 경제활동 및 일상생활이 ‘봉쇄’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조치가 임박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최근 상황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산업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임원은 “3단계가 시행되면 사무·생산직의 운영 지침을 새로 만들어야 할뿐더러 급격한 소비 침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상반기에 다시 짰던 하반기 경영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 기업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했다. 상반기(1∼6월)에 전례 없는 실적 악화 속에서도 기업들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해 인력 손실 없는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사태가 더 심해지면서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항공 및 무역, 외식업계 등은 이미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9월 전체 직원 수(1300명)의 절반이 넘는 700명을 정리해고 할 계획을 밝혔다. ㈜한화 무역부문은 전 직원(25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근속 1년 이상 직원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어 구성원들의 충격이 더 큰 상황이다.

뉴코아, NC 등 도심형 아웃렛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도 부실 점포를 철수하고, 관리직 무급휴가를 권고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CJ푸드빌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에 따라 30일까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주력 매장의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재계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언급하고 있어 대응 방침 마련에 나선 상태다. 생산공장 운영 차질뿐만 아니라 소비 대폭 감소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 업계를 비롯해 대면 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 스마트폰, 전자제품 업계도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기업의 핵심 기지인 연구개발(R&D)센터와 본사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연구동을 비롯해 LG전자 서울 가산 및 서초 R&D캠퍼스, SK그룹 본사 사옥인 서울 서린빌딩, 쿠팡 잠실 본사 등이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됐다.

서동일 dong@donga.com·곽도영 기자

복지부 “치료 방해 입원자 ‘지원 제외’ 방안 검토”

[앵커]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일부 보수 인사들의 유튜브 방송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물의를 빚는 환자들에게는 의료비 지원을 안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유한울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보수 유튜버.

의료진의 만류에도 인터넷 방송을 이어갑니다.

[신혜식/보수 유튜버 (지난 18일 / 화면출처: 유튜브 ‘신의한수’) : 제가 여기서 뭐 크게 떠듭니까. 여러분과 전화하듯이 소통하고 있는데 이것마저 못 하게 하는…이러려고 나한테 ‘양성질’한 거야.]

빼놓지 않는 광고는 홈쇼핑을 방불케 합니다.

[신혜식/보수 유튜버 (지난 18일 / 화면출처: 유튜브 ‘신의한수’) : 우한폐렴 이겨내려면 여러분들 이렇게 양념 LA갈비 드셔야 돼요. 그럼요. 비타민 아니, 단백질이 필요해요, 단백질이.]

앞서 이 유튜버는 식사에 불만을 제기하며 과일을 달라고 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역시 코로나 확진을 받은 뒤 음압병상에 입원 중인 차명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으로 병원 생활을 사실상 중계하고 있습니다.

어제(25일)는 새로 옮긴 병원에 슬리퍼가 없다고 불평을 하더니 오늘은 의료진을 칭찬합니다.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차 전 의원은 같은 병실 환자를 이른바 ‘태극기 부대’라고 부르면서 이 환자는 광화문 집회에서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보수 세력 책임론’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무리한 요구나 막말을 하는 코로나 입원자에 대해서 세금에서 나가는 의료비를 지원하지 않을 수 있는지 검토 중입니다.

명령을 어긴 자가격리자에 대해 지원금을 끊듯 치료비를 끊을 법적 근거가 있는지 찾아보겠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 차갑게 돌아서..일부 사용자는 반품하기도
삼성 “정상적인 제품 범위이나 업데이트로 불편함 해소할 것”

온라인 커뮤니티인 '삼성 멤버스'에 올라온 갤럭시탭S7+(오른쪽)와 갤럭시탭S6(왼쪽)의 비교 사진. 갤럭시탭S7+의 녹조현상이 두드러진다. <출처=삼성 멤버스 갈무리> ©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인 ‘삼성 멤버스’에 올라온 갤럭시탭S7+(오른쪽)와 갤럭시탭S6(왼쪽)의 비교 사진. 갤럭시탭S7+의 녹조현상이 두드러진다. <출처=삼성 멤버스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삼성전자가 이번 달 온라인 언팩에서 공개한 태블릿PC인 ‘갤럭시탭S7’이 녹조 현상이 발생하면서 공개 당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기대가 불만으로 바뀌고 있다.

27일 삼성 멤버스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갤럭시탭S7의 녹조 현상과 관련된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녹조 현상이란 갤럭시탭S7을 다크 모드로 전환했을 경우 디스플레이가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며 밝기를 최대한 낮추고 저조도 환경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한 사용자가 게시한 갤럭시S6와 갤럭시S7 플러스(+)의 비교 사진에서는 갤럭시S7+의 녹조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문제의 원인으로 120헤르츠(Hz)의 주사율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60Hz에서도 녹조 현상이 발생한다는 이들도 있어 정확하지는 않은 상황.

갤럭시탭S7은 공개됐을 당시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2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커뮤니티 유저들은 갤럭시탭S7의 디자인과 S펜의 성능 등에 대해 “삼성이 작정하고 만든 것 같다”, “빨리 사고 싶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공식 출시도 안 된 상황에서 녹조현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커뮤니티의 반응을 차갑게 돌아섰다. 커뮤니티에서는 “100만원을 지불하고 품질걱정을 안고 가야한다는 게 불만이다”, “기대가 너무 컸다”, “반품신청 했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갤럭시탭S7은 오는 9월3일 공식 출시되며 현재는 예약구매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녹조현상에 대해 정상이라면서도 업데이트 등을 통해 불편함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관련 내용을 알고 있으며 확인도 했지만 디스플레이 고유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정상적인 제품 품질 범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더 나은 사용성 제공을 위해 업데이트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에 출시한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에서도 녹조 현상이 발생하자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한 바 있어 이번 갤럭시탭S7의 녹조 현상도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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